이안 감독의 결혼 피로연, 베를린 국제영화제 황금곰상 수상작으로 동성애가 주제지만 결국은 가족애를 말한다.
결혼 피로연 영화 정보
결혼 피로연은 1993년 이안 감독의 두 번째 장편영화로 베를린 국제영화제 황금곰상을 수상한 작품이다. 동성애를 주제로 한 영화지만 결국 가족에 대한 문제를 다루고 있다. 무거울 수 있는 내용을 유쾌하게 그려낸 이안 감독의 솜씨가 빛난다. 이안 감독은 각본에도 참여하였다. 대만 출신의 웨이퉁(조문선 분)은 뉴욕에서 부동산 딜러로 일하며 성공적인 인생으로 잘 나가고 있다. 그는 동성 애인 사이먼(미첼 릭텐스타인 분)과 동거하며 행복한 삶을 살고 있다. 대만에 계신 부모님은 이 사실을 모른 채 웨이퉁의 결혼 소식을 손꼽아 기다린다. 아버지가 건강이 좋지 않고 하루빨리 손주를 보고 싶어 한다는 어머니의 편지를 받는다. 사이먼은 웨이퉁의 아파트 세입자인 웨이웨이와 위장결혼을 제안한다. 그녀는 불법 체류자로 영주권이 필요했기 때문에 이 제안을 흔쾌히 수락한다. 세 사람은 서로의 이익을 위해서 위장 결혼을 하게 된다. 아들의 결혼 소식에 뉴욕까지 건너오신 부모님은 대만의 전통 혼례식을 제안한다. 웨이퉁은 결혼식만 간단히 할 계획이었지만 부모님의 생각은 다르다. 대만의 전통 결혼식부터 결혼 피로연까지 성대하게 열면서 점점 일이 커진다. 세 사람의 완벽한 연기로 결혼식은 성공하는 듯했으나 결혼 피로연으로 인해 예상치 못한 상황이 생긴다.
결말
이 영화의 하이라이트는 대만 스타일의 결혼 피로연 장면이다. 세 사람의 갈등이 시작되는 지점이기도 하다. 가짜 부부의 심정을 알 길 없는 웨이퉁의 지인들은 짓궂은 장난과 함께 신혼부부에게 술을 왕창 먹인다. 둘은 술에 취해 첫날밤을 치른다. 피로연은 끝났지만 웨이퉁의 부모님은 돌아가지 않는다. 어쩔 수 없이 웨이퉁은 웨이웨이와 같은 방에서 지낸다. 이해해 주는 것 같았던 사이먼과의 사이는 냉랭한 기류가 흐른다. 웨이웨이의 임신 소식에 웨이퉁의 부모님은 무척 기뻐하지만 세 사람은 전혀 기뻐할 수 없다. 결국 모두 모인 아침 식사 자리에서 사이먼은 폭발한다. 세 사람이 동의하고 시작한 위장 결혼이었지만 서로를 비난하며 영어로 크게 싸운다. 그때 아버지는 충격으로 쓰러지신다. 좋은 의미로 시작한 거짓말이라도 거짓은 또 다른 거짓말을 낳으며 의도치 않은 임신이라는 결과를 가져오게 되었다. 결국 웨이퉁은 모든 사실을 부모님께 커밍아웃한다. 진실 앞에서 어머니는 충격을 받으며 끝까지 아들을 인정하지 못하는 모습을 보여준다. 오히려 아버지는 사실을 담담히 받아들이는 모습이 인상적이다. 세 사람이 영어로 싸울 때 아버지는 이미 영어로 듣고 다 알게 되었다. 사이먼을 인정하며 말없이 모든 사실을 안고 가기로 결정한 아버지는 '가족은 그런 거다'란 말을 남기고 쓸쓸히 대만으로 돌아간다. 한편 아이를 지우려던 웨이웨이는 아이를 낳기로 결정한다. 결국 사이먼 웨이퉁 웨이웨이는 셋이서 아이를 함께 키우기로 결심한다.
감독 이안
대만 태생의 미국인 감독으로 아시아인 감독 최초의 아카데미 감독상 수상자란 타이틀을 갖고 있다. 베를린영화제, 베니스영화제의 최고상을 각각 2번씩 수상, 아카데미 감독상도 2회 수상한 화려한 기록을 가진 천재적인 감독이다. 초기작인 <쿵후 선생>, <음식 남녀>, <결혼 피로연>까지는 대만에서 작업하였다. 1995년 할리우드에서 제인 오스틴 원작을 영화화한 <센스 앤 센서빌리티>를 감독, 베를린 영화제 황금곰상을 수상하며 전 세계에 자신의 이름을 알렸다. 동양 출신 감독으로 영국 고전극 영화에서 완벽한 영국 감성을 연출한 영화를 보고 놀라웠던 기억이 있다. 2000년 <와호장룡>으로 할리우드 외국어 영화사상 최고 흥행을 세웠다. 2003년 <헐크>로 히어로 영화를 감독하였고, 2006년 <브로크백 마운틴>으로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감독상을 수상하며 가장 성공한 아시아인 영화감독으로 자리매김하였다. 2007년 <색, 계>로 베니스 국제영화제에서 두 번째 황금사자상 수상, 2012년 <라이프 오브 파이>로 두 번째 아카데미 시상식 감독상을 수상하며 기립 박수를 받았다. 이안 감독의 필모그래피애서 보듯 다양한 장르를 자유자재로 넘나들며 성공적으로 작품을 만드는 만능형 감독이다. 서부극에서 사극, 에로틱 스릴러, 무협, 슈퍼 히어로 영화까지 다양한 스펙트럼의 장르를 어색함 전혀 없이 스타일리시하고 대중적인 작품으로 만들어낸다. 캐릭터들의 감정을 잘 표현하며 영상미 또한 훌륭하게 그려내는 그는 완벽주의 성향의 감독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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